연말이다.
연초에 계획했던 것들을 되돌아보면 지난 1년간 뭐 했나 싶은 생각이 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금연.
이 맘 때면 항상 데자뷔처럼 올라오는 이름이다.
담배를 피우는 이유
담배를 왜 피우는 걸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가 심해서.
심심할 때 생각나서.
집중이 필요해서.
나한테 주는 작은 휴식 같아서.
담배가 맛있어서.
금단현상 때문에.
모두 다 거짓말이다.
흡연자 대부분은 담배를 원하지 않는다.
심지어 담배를 피우면서도 자신을 자책하고 괴로워한다.
담배 냄새가 날까 봐 항상 가족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의지가 약한 자신을 자책한다.
담배가 떨어지면 불안하고, 담배를 빌릴 때는 비굴한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굴러다니는 꽁초도 부활시켜 태우기도 한다.
그렇게 한 대를 태우고 나면 또 자신을 자책하고
냄새를 지우기 위해 손을 씻고, 양치를 하고, 물을 마신다.
담배가 만들어 내는 착각
담배를 피워서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얻는 게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착각을 만들어 내는 것은 담배 그 자체다.
담배는 중독이다.
모든 중독은 일종의 환상을 마음에 새겨서 탈출하지 못하게 한다.
담배를 끊으면 마치 오래된 친구를 잃는 상실감이 클 까봐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기도 한다.
친구를 잃느니 몸에 안 좋아도 담배를 피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다.
이런 환상은 담배 그 자체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단연코 담배는 친구가 아니다.
담배는 내 몸 구석에 숨어있는 귀신같은 것이다.
담배를 하루 이틀 끊게 되면
이 담배 귀신은 일단 그냥 내버려 둔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의지가 약해지고, 또는 맘만 먹으면 끊을 수 있는 거네? 하고 자만하는 순간에
슬그머니 나타나서, 딱 한대만 태우고 다시 금연하라고 속삭인다.
금연의 결심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다.
당신은 이미 니코틴에 중독된 상태다.
담배를 피운다고
스트레스받는 업무가 해결되지 않는다.
집중력을 높여주거나 휴식을 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혈압을 높이고 몽롱한 무기력을 선물할 뿐이다.
담배는 맛있지도 않다.
우리는 배가 고파도 평소에 입에도 안 대는 음식은 잘 먹지 않는다.
그러나 담배가 없으면
그 종류를 따지지도 않고, 바닥에 떨어진 꽁초도 입으로 가져간다.
한 까치 귀신
담배 귀신은 이렇게 담배는 끊을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일이라고 의지를 꺾고
담배의 좋은 점을 부각하고(좋은 점은 하나도 없지만), 담배의 나쁜 점을 감춘다.
그리고 나에게 속삭여 흡연의 변명거리를 제공한다.
내가 아니라 담배 귀신이 내 몸속에서 생존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담배는 금연패치로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혐오스러운 그림이나 지나가는 감기도 담배 귀신을 물리칠 수 없다.
담배를 끊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내 몸에 살고 있는 담배 귀신을 잘 이해하는 것이다.
이 한 까치 귀신을 이해하면
담배의 더러움에서 탈출할 수 있다.
담배가 피고 싶을 때는 이 한 까치 귀신이 속삭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20년 전에 PDF로 돌아다니던 금연에 관한 책이 있었다.
책 이름은 '스탑스모킹'.
그 책을 보고 1년 가까이 그냥 담배를 끊었었다.
의학의 도움을 받지도 않았고,
폐암에 대한 공포심 때문도 아니었다.
담배를 이해하게 되면 담배를 끊을 수 있다.
다시 금연을 시도하기 위해 이 책을 찾아보았는데
책으로 출간되었다.
책을 구매하고자 했으나 재고가 없어서
중고책을 주문했다.
이 책을 다 읽게 되면 다시 담배를 끊을 수 있게 된다.
한 까치 귀신이 만들어내는 환상에 속지 않고
흡연이 정말 무의미한 행동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비흡연자로의 새로운 세상은 반드시 온다.
※ 해당 도서와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으나 금연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중고책이라도 사서 꼭 일독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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