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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남편사망정식? | 한심함의 끝을 향해 달려라

by ▃ ▄ ▅ ▆ ▇ 2023. 6. 27.
 

더 글로리에서 인기를 끌었던 배우 임지연이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는 장면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장면으로 인해 해당 음식들은 '남편 사망 정식'이라는 이름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임지연은 드라마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임신부 역할을 맡았고,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고 혼자 중국집에서 짜장면, 탕수육, 군만두를 시켜서 빠르게 먹는 장면이 그려졌다.

 

임지연이 출연한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남편사망정식의 근원지다
임지연이 출연한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남편사망정식의 근원지다

 

할 말과 못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

누리꾼들은 가정폭력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잘 표현했다며 이 음식들과 함께 남편의 사망 정식이라는 이름을 연상했고, 이와 관련해 SNS에서는 짜장면과 탕수육 사진과 함께 "남편은 없지만 남편 사망 정식을 먹었다", "나도 못 참고 먹었다" 등의 글들이 등장했다. 이런 사람들은 저런 멘트가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남편사망정식이라는 이름이 붙은 중국집 음식
누리꾼들 사이에서 남편사망정식이라는 이름이 붙은 중국집 음식

 

그러나 이에 대한 불쾌한 반응도 당연히 적지 않았는데, 사망이라는 단어가 음식 메뉴 이름으로 가벼이 사용될 수 있는 단어인지, 비슷한 상황에서 아내 사망 정식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때도 조용히 있었을까 등의 의견이 제기되었다.

 

이걸 일반적인 상황에 쓰면 소름끼친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이걸 일반적인 상황에 쓰면 소름끼친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우리가 무엇을 표현할 때는 삼가야 할 단어가 있다. 그 단어를 언급하는 것 자체로 불쾌함을 주는 것들이다.

그저 아둔한 누군가의 언어적 유희를 또 다른 아둔이가 따라 하면서 전국의 모든 아둔이들에게 전파된 사례다.

전혀 재밌지도 않고 의미도 없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아무 생각 없이 맹목적으로 따라 했을 때 어떤 분위기가 조장될까.

예컨대, 드라마에서 가정 폭력의 원인이 아빠나 엄마 또는 형제 였다면? 그대로 이름을 붙여서 유행어를 만들면 이런 식이 될 것이다. **에 끔찍한 말을 넣어보면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아빠~ '아빠**정식' 먹으러 가요"

"엄마~ '엄마**정식' 먹으러 가요"

"동생아~ '동생**정식' 먹으러 갈래?"

 

이렇게 말하면 가족간에 참 화목한 분위기로 밥 먹겠다.

정상적인 성인이라면, 이렇게 이야기하는 모지리들을 따끔하게 혼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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